최근 아래아 한글을 이용해서 여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아래아 한글의 단축키 시스템은 정말 잘 짜여져 있죠.
문서 작업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최고의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요. 바로 이번에 말하고자 하는 아래아 한글의 클립보드 기능입니다.
윈도우즈 클립보드는 한개만 저장할 수 있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MS오피스에서는 여러개의 클립보드를 저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아래아 한글에서도 2002버전 이상부터는 여러개의 클립보드를 저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자 뿐만 아니라 그림, 표, 심지어 택스트의 서식까지 완벽하게 저장해 주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사용해 보니 전체적인 작업 속도를 저하시켜서 유명무실한 기능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럼 어떤 것이 문제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아래아 한글의 클립보드 기능은 기본적으로 좌측 작업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른손잡이가 많은만큼 마우스 커서의 기본 위치는 우측입니다. 우측에서 좌측 끝으로 가려면 한참 걸립니다.
정말 불편한 위치이죠.
작업창에서 떼어 놓고 오른쪽에 가져다 놓으면 문서 편집 창을 가리고 있습니다. 우측 작업창에는 붙지도 않네요.

 

더 큰 문제는 키보드로는 전혀 조작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열나게 문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키보드에서 손을 떼면 흐름이 끊어집니다. 아래아 한글은 단축키로 그리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우스로 손이 가면 더욱 흐름이 끊어집니다.

MS오피스의 기능을 베꼈다면 벤치마킹 했다면 적어도 약간은 뛰어나야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뛰어난 점이 없습니다. 
조금만 개선하면 정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버전이 올라가도 개선되지도 않고 처음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럼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 아래의 그림을 보시죠.

 

CLCL이라는 클립보드 프로그램입니다. 단축키를 지정할 수 있어서 Ctrl+Shift+V키로 팝업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저장된 클립보드 중 원하는 항목을 선택하여 붙여넣기. 또한 앞에 1,2,3 이렇게 번호가 붙어 있어 3을 누르면 세번째 클립보드가 바로 붙여넣기 됩니다.
붙여넣고 나면 팝업이 사라지고... Template에는 원하는 클립보드를 폴더화시켜서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QAOS.com | 가볍고 강력한 멀티 클립보드 유틸, CLCL

클립보드라면 이 정도의 인터페이스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러면 저걸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 그림과 서식, 표가 지원되지 않습니다)
최고로 키보드 친화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아래아 한글이 왜 마우스로만 사용할 수 있는 클립보드를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MS가 대학생을 상대로 오피스 프로그램을 무료로 뿌리고, 오픈오피스가 한글보다 뛰어난 오피스 슈트를 무료로 배포하는 현실 속에서 아래아 한글이 기능까지 떨어지면 정말 갈 곳이 없어집니다. 관공서 시장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정말 유명무실한 소프트웨어가 되어 버립니다.

Posted by joogu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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